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이 글로벌 탄소규제 파고를 넘고 우리 산업의 녹색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표준화 청사진을 제시했다. 국표원은 23일 ‘2025년 탄소중립·녹색성장 표준화 포럼 총회’를 열고, 4대 분야 9대 추진과제를 담은 ‘탄소중립·녹색성장 표준화 전략 3.0’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탄소배출규제 대응 ▲산업·수송·건물의 저탄소 이행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대전환 ▲기업·국민이 함께하는 순환경제 등 4대 핵심 분야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4대 분야 9대 과제 그래픽 모습
우선, 국표원은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환경 규제에 발맞춰 탄소배출량 산정 표준화를 본격 추진한다. 국가별로 상이한 산정 기준으로 인한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형 디지털제품여권(DPP)’ 공급망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시스템과 데이터 표준화 작업에 착수한다. 디지털제품여권은 QR코드 등을 통해 제품의 탄소발자국 등 규격과 기업 정보를 관리하는 제도로, 향후 수출 기업의 필수 요건이 될 전망이다.
주력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표준 개발도 가속화한다.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 다배출 업종의 저탄소 공정 기술 표준화에 나선다. 특히 꿈의 제철 기술로 불리는 수소환원제철 공정 기술과 함께 전기차·수소차, 친환경 선박,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표준을 주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공장과 도시 단위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에너지 관리시스템 가이드라인을 국제표준으로 개발해, 이를 ‘RE100 산업단지’ 등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기술 표준도 구체화했다. 기존 태양광보다 효율이 높은 탠덤 전지와 국내 환경에 맞는 초대형 풍력 발전 지지구조물 및 블레이드 표준을 마련한다. 아울러 태양광 등 분산 전원 확대를 위한 배전망 직류화(MVDC) 표준을 제정하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수소연료전지,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성능 검증 및 안전성 표준 개발을 통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기업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순환경제 표준화를 추진한다.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의 순도 분석, 생분해성 플라스틱 평가, 전기차 폐영구자석 회수 등 소재·부품 단계의 재활용 표준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등 완제품의 자원 효율성 평가 방법도 개발한다. 특히 가전제품의 ‘AI 절약모드’를 통한 탄소 감축 효과 산정법을 표준화하고, 중고거래 활성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소비 단계에서의 탄소 감축도 유도할 계획이다.
김대자 국가기술표준원장은 “탄소중립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이번 전략 3.0은 우리 기업이 변화된 시장 환경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필수 실행 지침”이라며 “정부의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표준화 측면에서 강력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친환경투데이 원정민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