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 산업이 탄소중립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작했다. 한국저영향개발협회는 협회 최초의 탄소 감축 제품 인증서를 발급하며, 고탄소 중심의 건설 자재 산업이 친환경 산업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제1호 인증을 받은 제품은 장성산업과 웨스텍글로벌이 개발·생산한 **'무시멘트 콘크리트 블록'**으로, 기존 콘크리트 블록보다 탄소 배출량을 각각 73%와 75%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인증 심사 모습
건설 산업은 국내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이며, 특히 시멘트 제조 과정은 전체 산업 배출량의 약 12% 이상을 차지하는 고탄소 공정으로 꼽혀왔다. 이번 인증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무시멘트 콘크리트 블록은 시멘트 대체재를 활용해 생산 공정을 혁신했을 뿐만 아니라, 1㎡당 연간 약 11kg의 이산화탄소(CO2)를 저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30년생 소나무 한 그루의 연간 흡수량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 블록은 탄소 감축 외에도 다양한 환경적 이점을 제공한다. 지속적인 투수성으로 도시 침수를 예방하고, 비점오염을 저감하며,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한다. 특히, 공기 중 CO2를 토양 내에 불용성 염으로 저장하는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효과까지 있어 도시 인프라 자체가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번 인증은 서울대학교 교수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심의를 거쳐 신뢰성을 확보했다. 한국저영향개발협회는 이번 인증을 시작으로 '탄소중립 2050' 로드맵 및 정부의 저탄소 건설 정책과 연계해 무시멘트 자재의 공공 조달을 의무화하는 등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제 인증과의 상호 인정 체계 마련을 통해서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모색할 방침이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