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천에코에너지센터가 5월 23일 오미생태공원에서 진행한 ‘그린웨이브’ 캠페인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기후위기 시대에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을 확산하기 위해 매달 이어지는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가운데 다섯 번째 물결이었다. 주제는 ‘바이오블리츠’, 즉 생물다양성 탐사였다. 참가자들은 돋보기와 간이 생물도감을 들고 숲속을 누비며 식물·곤충·조류 같은 생물을 기록했다.
캠페인 모습
현장은 시작부터 생동감이 넘쳤다. 아이들은 길가의 풀잎 하나, 나뭇가지 끝 작은 벌레까지 놓치지 않고 조사카드에 옮겼다. 어른들은 모르는 생물 이름을 스마트폰으로 검색해가며 특징을 적었다. 전문가가 강의하듯 알려주지 않았지만, 질문과 호기심이 이어지며 숲 교실이 즉석에서 열렸다. 관찰과 기록은 모두 참가자 몫이었고, 그 과정 자체가 학습이자 기후행동이었다.
수집된 데이터는 행정 서류로 끝나지 않는다. 센터는 참가자들의 기록을 디지털화해 모바일 시민 과학 플랫폼과 연동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금천구 고유의 생물다양성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지역 생태 변화 모니터링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행정이 주도하던 환경 정책이 주민 참여형 과학으로 전환되는 셈이다.
참가자 반응도 뜨거웠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한 한 시민은 “같은 동네 숲인데 새와 곤충이 이렇게 다양한지 처음 알았다”며 “우리 동네 자연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성세대와 어린 세대가 같은 눈높이에서 자연을 관찰한 경험은 세대 간 환경 감수성 공유로 이어졌다.
이번 그린웨이브는 생활 속 생물다양성 인식을 높이고, 시민 과학 기반 탄소중립 문화를 형성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걷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작은 행동이 쌓여 도시 생태계를 읽는 데이터가 되고, 데이터는 다시 정책과 실천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금천에코에너지센터는 6월에도 새로운 주제로 그린웨이브를 이어갈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캠페인을 통해 ‘정책보다 참여가 변화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시민이 일상에서 쌓아 올린 행동이 곧 기후위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