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과 에쓰오일, 국가유산청이 손잡은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 13기가 2일부터 4일까지 2박 3일간의 하계캠프를 마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서울·부산·광주 등 전국 26개 대학에서 모인 40명의 단원은 캠프 기간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고창 운곡람사르습지,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당진 합덕제 등을 돌며 천연기념물 서식 현장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수달, 붉은배새매, 황조롱이, 남생이 등 멸종위기종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구조센터 재활 과정을 지켜본 학생들은 실습과 강연을 통해 서식지 파괴와 기후위기가 동식물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했다. 야간 일정으로는 운곡습지 둘레길을 걸으며 습지 조류의 빛 공해 피해를 기록했고, 다음 날에는 합덕제에서 쓰레기 수거와 물속 미소생물 조사로 오염도를 측정했다. 현장 강의를 맡은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생태팀은 “수달 한 마리를 복원하려면 최소 30km 하천이 건강해야 한다”며 서식지 연결성의 중요성을 짚었다.
캠프 단체사진 모습
캠프를 마친 단원들은 4인 1조로 팀을 꾸려 12월까지 시민 참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지난해 12기 활동에서는 MBTI 테스트를 활용한 천연기념물 카드뉴스, 서귀포 연안 산호 조사, 주간 퀴즈 연재 등이 호응을 얻었고 한 팀은 SNS 팔로어 3000명을 넘어섰다. 올해는 숏폼 영상을 활용한 ‘1분 생태 스냅샷’, 환경단체 협업 서식지 모니터링, 청소년 대상 찾아가는 보호 교육 등 아이디어가 이미 공유됐다. 각 팀은 매월 온라인 채널에 자체 제작 콘텐츠를 올리고, 오프라인 캠페인을 기획해 시민 참여율과 온라인 조회 수를 종합 평가받는다.
조정원 단원(경북대 생물교육과)은 “수달이 물길을 따라 이동하는 모습을 보고 천연기념물이 단순 상징이 아니라 지역 생태계를 말해 주는 지표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팀원들과 보호 메시지를 쉽고 재미있게 전할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 환경재단은 단원들의 활동이 끝나는 12월 ‘결과 공유회’를 열어 우수 팀을 선정하고 자료를 학교·지자체·기업에 전달해 정책 협력에 활용할 예정이다.
천연기념물지킴이단은 2010년 출범 이후 13년 동안 530여 명의 대학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대암산 용늪 청소, 제주 한란 복원 캠페인, 한강 하구 저어새 관찰 기록 등 현장 기반 활동으로 천연기념물 보호에 앞장서 왔다. 환경재단 관계자는 “기후위기로 멸종위기종이 늘어나면서 시민과학의 중요성이 커졌다”며 “대학생들의 창의력과 디지털 역량이 천연기념물 보호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3기 역시 3만 여명의 SNS 팔로어를 목표로 온라인 확산력을 높이고, 서식지 10곳에서 현장 조사를 병행한다. 주민과 함께하는 ‘동네 생물 조사’와 대학 축제 연계 전시도 계획돼 있다. 환경재단은 캠프에서 수집한 생물 분포 데이터를 국가생물다양성정보공유체계(KBIF)와 공유해 연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ESG 차원에서 장비·운영비를 지원하고, 우수 활동 팀에게 해외 생태 탐방 기회를 제공한다.
13기 출범으로 대학생 천연기념물지킴이단은 기후위기 시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대표 청년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올 연말까지 이어질 팀별 프로젝트를 통해 실천력을 기르고, 시민과 함께 천연기념물 보호의 가치를 확산할 방침이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