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이오와주 몰리솔 토양을 대상으로 지난 9년간 진행된 연구 결과, 유기농 회전작업과 유기 초지 시스템이 전통 옥수수-대두 단작 방식에 비해 토양 건강을 눈에 띄게 개선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USDA-ARS 국립농업환경연구소 실험장에서 수행된 이 연구는 기존의 관행 재배 방식(옥수수-대두)을 기준으로, 유기농 회전작업(옥수수-대두-귀리/알팔파-알팔파)과 완전 초지 시스템을 비교했다.
연구진은 토양의 생물학적·화학적·물리적 지표 총 14가지를 매년 0~15cm 심도에서 측정했다. 그 결과, 유기농 회전작업은 14개 지표 중 6개, 유기 초지는 8개 지표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특히 미생물 생체량 탄소(MBC), 가용 유기물(PCM·PMN), 미세 유기탄소·질소(POC·PON), 수분에 강한 토양 덩어리 안정성(WAS) 등이 크게 향상됐다.
미생물 생체량 탄소는 유기농 회전작업에서 최대 1.5배, 초지에서는 최대 2.2배 증가했고, 가용 유기탄소와 질소도 회전작업에서 1.4배, 초지에서 1.9배 높아졌다. 수분에 강한 토양 덩어리 안정성은 회전작업에서 810% 개선된 반면, 초지는 매년 1729% 향상을 기록했다. 반면 전통 관행 재배지는 연간 0.35g/kg 토양 유기탄소가 감소해 장기적 토양 건강 악화를 예고했다.
유기 초지 시스템이 더 강력한 개선 효과를 보인 배경에는 경운 횟수 감소와 뿌리 성장 촉진, 잘린 풀을 현장에 그대로 남겨두어 지표면 유기물 공급이 꾸준히 이뤄진 점이 꼽힌다. 회전작업 역시 두 해에 걸친 비경운 기간과 동물분뇨 퇴비 투입, 사료작물(알팔파) 활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토양 구조와 미생물 활성 증가를 유도했다.
비료·제초제 등 외부 화학 투입 없이 관리된 두 유기 시스템은 화학비료로 유지되는 관행 재배와 달리 친환경적이면서도 토양의 탄소 저장 능력과 구조 안정성을 높여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유기농 전환이 토양 건강 유지·증진에 필수적”이라며, “특히 뿌리계가 발달하고 유기물 순환이 활발한 초지 도입이 빠른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옥한 몰리솔 토양에서도 단일 작물 경작의 문제점을 분명히 드러내며, 향후 농업 정책과 현장에 유기농 복합 작부체계 및 초지 시스템 도입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다양한 기후·토양 조건에서의 추가 연구를 통해 한국 등 전 세계 밀·옥수수 대작권에서도 유사한 토양 회복 전략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투데이 정하준 기자 press@greenverse.net |